출산후 모유수유중 호박즙을 마셔도 좋을까?
아기를 낳고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산후 조리입니다. 특히 음식이 중요하며, 몸이 많이 약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소화하기 쉽고 부드럽고 따뜻한 음식이 좋습니다.
소화가 어렵고 모유 분비를 어렵게 하는 기름기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역국, 홍합 등이 산후 조리에 도움을 주는 음식입니다.
호박은 좋은 음식 재료이지만, 산후에 먹는 호박즙은 효과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호박은 왜 산후의 대표적인 민간요법이 된 것일까요?
왜 한국만 출산 후에 호박즙을 마실까요?
그 이유는 오해에서 생긴 것입니다.
호박을 산후에 쓴다는 문헌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동의보감에 호박이 나오기는 하지만 이는 채소류 호박이 아니라 호박(琥珀)입니다.
보석으로도 쓰이는 광물성 약재인 호박을 말하는 것입니다. '산후부종의 호박(琥珀)과 남과(南瓜)의 오용에 대한 문헌고찰 한국한의학연구원 2009 논문을 보면 호박(琥珀)을 써야 하는데 남과(南瓜)를 잘못 쓰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남과는 호박의 한자 단어입니다.
이러한 잘못된 사용은 호박이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부터 있었습니다. 1687년 신만의 주촌신방에서는 창만치료를 위해 호박을 활용해서 만든 처방을 호박고(琥珀膏)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박의 한자말인 남과(南瓜)를 써서 남과고(南瓜膏)라고 쓰는 것이 맞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표기는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송에 나오는 전문가들도 호박의 효과에 대해 말하면서 동의보감을 인용합니다.
동의보감에는 호박이 나오지 않습니다. 호박(琥珀)만 나올 뿐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호박(琥珀)의 효능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성질이 평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오장과 혼백을 안정시키고, 귀신과 도깨비를 물리친다.
산후에 어혈로 반진이 돋거나 아픈 것을 치료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오림을 통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예막을 없앤다.” 라고 나옵니다. 이것을 잘못 해석하면 호박즙이 산후에 좋은 음식으로 풀이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동의보감에 나온 것은 호박이 아니라 호박(琥珀)입니다.
호박즙은 산후 조리 음식이 아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호박이 처음 기록된 것은 허균의 한정록 치농편 입니다. 그래서 호박의 도입 시기를 1605년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이 1613년에 발간되었으므로 호박이 도입은 되었지만 보급은 아직 안되었던 것으로 예상됩니다.
호박의 효과를 본초강목에서는 달고, 따뜻하며 독이 없고 보중익기의 효능이 있어 많이 복용하면 각기 및 황달이 발생하고 기체증을 발생하므로 양고기와 복용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호박은 소화 흡수가 좋고 당질 함량이 높아 위장이 약한 사람, 환자 회복 음식으로 적합합니다.
호박을 음식으로 먹게 되면 지나치게 먹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산후 조리 음식으로 호박즙을 지나치게 복용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당질로 인한 산후비만을 초래하거나 각기나 황달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뇨작용이 모유수유를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보중익기의 효능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건강한 경우에 국한되며, 산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에서는 호박즙의 사용을 제한해야 합니다. 산후부종은 이뇨제가 아닌 적절한 산후조리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산후부종은 임신 및 출산 과정을 거치면서 생기는 것으로 병적인 부종과는 다릅니다. 부종은 임신부종이 심했거나 진통 시간이 긴 경우, 난산일 때 주로 나타나는데, 적절한 조리를 통해 없애야 합니다.
산후부종 치료법 역시 산후조리의 기본원칙과 다르지 않습니다.
출산후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땀을 내고, 적절히 움직여주는 것이 산후부종의 빠른 감소에 도움이 됩니다.
산후 관리는 민간요법을 맹신하기보다는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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